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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고전에 대한 생각들 - 게임(대항해시대)편

by 샤르티에 2023. 4. 18.

난 예전부터 고전을 좋아했다.

 

보통 "고전"이라고 하면, "오래된" "낡은" 같은 이미지가 연상되면서 자연스레 다소 나이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취향으로 여겨지기 마련인데

 

난 특이하게도 아주 어릴 때부터 고전이 무척 좋았다.

 

같은 고전이어도

어릴때는 이해하기 어려운 책보다는

게임이나 영화나 만화. 애니를 통해 고전을 접했다.

 

 

오늘은 고전 게임에 대해 간략하게 써보려고 한다.

대항해시대2 - 1993년 작품

 

어린시절 친구들이 스타크래프트나 디아블로2에 빠져있을때.

난 대항해시대2를 했다.

 

사실 그때는 대항해시대 한자를 읽을줄 몰라서

배타고 모험을 떠나는 내용의 게임이라

단순히 "배타는 모험"이라고 불렀었다.

 

 

대항해시대2에 등장하는 매력적인 주인공과 조연들.

어렸던 나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역사와 인간 / 정의와 도덕을 배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르투갈 - 조안 페레로

스페인(에스파냐) - 카탈루냐 에란초

잉글랜드(영국) - 옷토 스피노라

네덜란드 - 에르네스트 로페스

이탈리아 - 피에트로 콘티

오스만 투르크 - 알 베자스

 

처음에는 이들 캐릭터에 관심이 생겼다.

이들의 배경 설정을 읽어보고

이들이 속한 국가에 대해 알아보고

플레이하면서 이들이 풀어내는 이야기에 매료되어

더 자세히 알고 싶어졌다.

 

대항해시대2 공략집

 

자연스레 서점과 도서관에서 역사와 지리학에 대한 책을 찾아보고 구입하거나 빌려서 말그대로 미친듯이 탐독해서 읽기 시작했다. 게임만 해서는 몰랐던 부분을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을 때. 배움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얻은 지식을 가지고 다시금 게임을 했을때.

게임을 한층 더 몰입해서 즐겁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야말로 선순환이었다.

 

 

...이들은 실제 대항해시대가 시작된 15세기부터 모험과 탐험이 대략 종결된 17세기까지 활약한 국가와

해당 국가의 안과밖에서 알게 모르게 활약했음직한 인물들을 게임 캐릭터로 사실적으로 구현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포르투갈은 대항해시대의 시작을 연 국가이자 초기 대항해시대를 선도한 국가.

- 이들이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을 처음으로 발견하고 넘었으며 인도를 처음 발견하게 된다.

 

스페인(에스파냐)도 인도 항로를 개척하기 위해 콜롬버스가 서쪽을 항해한 끝에

신대륙(지금의 미국)을 발견하게 되고 서인도 제도와 중남미부터 남미에 이르는 광대한 영토를 식민지로 얻게 된다.

 

잉글랜드(영국)은 위대한 사략 함대 제독 프랜시스 드레이크(옷토 스피노라의 실제 모델)의 맹활약으로 스페인의 무적함대(아르마다)를 격파하여 해상 지배권을 공고히 하게 되며 이후 대영 제국의 기초를 놓게 된다.

 

네덜란드는 이 당시 스페인의 식민지였으나 어느정도의 자치는 누리고 있었다.

하지만 가톨릭을 맹신하는 광신적인 스페인과

신교로 전향한 네덜란드가 사이좋게 지낼수는 없는법.

결국 (종교)전쟁이 터지게 되고 80년간의 처절한 전쟁 끝에 네덜란드는 독립을 쟁취하게 된다.

 

이탈리아는 고대 로마 시절이나 현대처럼 이탈리아라는 단일한 국가로 되어있지 않고

크게 제노바 & 베네치아 & 피렌체 등등. 여러 도시 국가 형태로 나뉘어져 있었다.

피에트로 콘티는 바로 제노바 사람.

이탈리아는 르네상스 시기에 발달된 문화와 예술로 크게 융성했으나 대항해시대 당시에는 차츰 저물어가고 있었다.

 

오스만 투르크(오스만 제국)은 한동안 지중해의 재해권을 확고히 쥐고 있던 강대국이었으나.

1571년 스페인 & 베네치아 연합 함대(신성동맹)와의 레판토 해전에서 처참하게 패배하는 바람에

함대가 궤멸되어 완벽히 몰락했다. 때문에 사실 대항해시대 시기에는 지중해에서나 근근이 세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전부 게임 때문에 생긴 관심 덕분에 알게된 내용들이다.

내가 대항해시대2를 플레이하지 않았다면,

과연 이런 역사에 관심을 두고 읽었을까?

 

 

대항해시대2의 무대이자 배경은 실제 세계 그 자체다.

 

끝없이 펼쳐진 광대무변한 세계 !

온갖 진귀한 모험이 가득한 광활한 바다 !

이 바다를 자유로이 돌아다니며 모험과 자유를 만끽하는 즐거움은

어린시절 나에게는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때 대항해시대를 플레이하며 느꼈던 설레임을

떠올릴때면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심장이 쿵쾅거린다.

 

 

이런 게 바로 "고전"의 묘미가 아닐까 ?

 

오래되어도 그 의미가 퇴색되거나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가 더해지는 것.

 

그렇기에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대항해시대2를 찾는 게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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