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페이지 : 58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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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7/10
마음의 미래 - 인간은 마음을 지배할 수 있는가?
저자 : 미치오 카쿠
2020년 9월 23일 주문
9월 24일 도착
9월 25일 ~ 10월 8일 읽음(2주 소요)
10월 9일 완독
미치오 카쿠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현대 과학자 중 한 명이다. 그의 목소리를 한번도 들어본 적 없지만 책에 나와있는 그의 상냥한 얼굴과 다정한 문장을 읽다보면 옆에서 차분하고 다정한 목소리로 어려운 과학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려주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좋다.
미치오 카쿠는 끈 이론을 연구하는 이론물리학자이자 과학의 대중화를 이끈 과학자다.
때문에 복잡한 과학 이론을 대중이 알기 쉽게 익숙하고 흥미로운 소재에 빗대어 설명하는 여러 책을 썼다.
그가 쓴 책 중에 2006년에 출간된 [평행우주]를 읽고 그의 팬이 되었으며
2년 후 2008년에 [불가능은 없다]가 출간되자마자 예약구매해서 탐독했을 정도로
그의 책을 좋아한다.
하지만 여타 다른 저술가들이 흔히 그러하듯 그의 책들도 같은 내용이나 소재가 반복되는 경향이 있어 차츰 안읽게 되었다.
사실 다른 분야에 비하면 [물리학]의 발전 속도는 지극히 지루하고 지지부진한게 사실이기 때문에 그의 입장에서도 유사한 얘기를 반복하는 거 이외에 유달리 쓸말도 없었을 거란 생각도 든다.
아무튼 미치오 카쿠를 몹시 좋아하지만 매번 같은 이야기만 반복된 것에 아쉬워하며
책을 멀리하던 참에
완전히 새로운 분야인
뇌과학에 관해 쓴 책이라는 말에 흥미가 동해 곧바로 주문해서 읽게 되었다.
마음의 미래 - 인간은 마음을 지배할 수 있는가?
- 전체 페이지가 580에 달하는 나름 두꺼운 책이다.
580P에 중요한 내용만 가득 들어차 있다면 정말 알차고 좋았겠지만 안타깝게도 인명이나 지명이 과다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나와서 두껍다는 느낌은 안든다.
- 미치오 카쿠는 뇌과학과 별다른 관련없는 "이론물리학자" 이기 때문에 뇌과학에 관련해 책을 쓰기 위해 전문가들을 찾아가며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한 내용이 많다.
- 누구나 한번쯤 공상으로 생각해봄직한 내용들을 각종 소설과 영화에 등장하는 흥미로운 소재와 함께 적절한 과학 이론을 바탕으로 알기 쉽게 설명해줘서 술술 읽히는 책이다. 읽는 내내 한 편의 잘 짜여진 공상과학소설을 읽는듯한 기분마저 든다.
- 이 책에서 언급된 내용들은 [텔레파시][염력][기억][지능][꿈][마인드 컨트롤][인공지능(AI)][뇌 해부][미래][초월체][외계인의 마음] ...등등이다.
- 일견 공상에나 나올법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느껴지는 일들을 저자는 해당 일이 가능한 이유를 합리적인 과학 이론을 바탕으로 독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타당하게 설명한다. 놀랍게도 위에 열거한 얘기들은 대부분 언젠가 가능한 과학 기술들이라고 한다.
- 정말 흥미로운 소재들인데 안타깝게도 저자의 과거 저작과 중복되는 내용이 좀 있다. [염력][텔레파시][인공지능][초월체] 등등은 [평행우주][불가능은 없다] 책에서 언급된 내용이랑 같으며 중간중간 예시로 든 내용이나 소재들 (높은 성의 사나이)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시리즈] 등등 중복되는 내용이 많다.
- 요즘 AI를 주제로 매일같이 온갖 곳에서 혁신적인 기술을 발명한것처럼 얘기해서 착각하기 쉽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정의된 스스로 생각하고 미래를 예측하며 계획하는 인공지능(AI)의 개발 상황은 끔찍하게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현대 과학의 모든 기술력을 총동원한다고 해도 쥐의 지능조차 구현하기 힘든 상태다.
미래 과학 기술에 대해 언제나 "불가능은 없다! 할수있다!"로 낙관적으로 일관하는 미치오 카쿠조차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어야 금세기 말쯤에 가능할지도 모른다 라고 생각할 정도다.
- 뇌 과학에 관해서도 비슷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우리의 뇌는 우주에 존재하는 어떤 것보다 복잡하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는 우리 생각보다 우리 뇌에 대해 무지하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직전까지만 해도 현대 과학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는데 저자의 과감 없는 솔직담백한 이야기에 허탈한 기분이 든다.
몇 년 이내에 뇌에 '지능이 향상되는 칩' 이나 '다른 사람과 통신이 가능한 칩' 을 심는 미래가 펼쳐질 거라 생각했는데 현실은 한참이나 먼 미래의 일이라고 하니 실망스러웠다.
그나마 위안을 삼을만한 일이라면 저자가 책에 언급한 각종 미래형 과학기술들은 대부분 금세기 이내에 개발될수도 있다고 해서 내가 죽기전에 누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두뇌 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의 뇌도 자세히 설며해주는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인간의 두뇌의 복잡성과 뛰어난 성능을 설명하는 대목을 읽고 크게 감탄하게 되었다.
현재까지 개발된 AI와 슈퍼컴퓨터가 간신히 구현해내는 기능들을 인간의 두뇌는 사용자가 인지(=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손쉽게 해낸다.
전체적으로 종합해보면 역시나 미치오 카쿠라는 이름값을 하는 흥미로운 대중과학서적이라는 느낌이다.
과학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보는 걸 추천하는 책이다.
- 번역 오류(?)라고 하기에는 조금 애매한 번역이 군데군데 보인다. 엔젤(angel)을 에인젤로 번역하거나
불쾌한 골짜기 현상을 불쾌한 계곡 현상으로 번역하는 등.
특정 분야의 연구결과가 나의 삶에 영향을 미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으면 '응용과학'이고 수십에서 수백 년이 걸리면 '순수과학'이 된다.
말이 좋아 '순수'지 사실은 '먹고사는 데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변두리 분야'라는 뜻이다.
[순수과학] [응용과학]을 재치있게 설명한 역자의 말이 인상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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